따끈따끈한 국밥 한 그릇에 담긴 사랑
따끈따끈한 국밥 한 그릇에 담긴 사랑 | ||||||||||||||||||||||||||||||||||||||||||||||||
천안역 광장에서 노숙자에게 매일 무료 배식…'오뚜기공동체' 박승일 목사 부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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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왔어요!"
월세를 전세로 바꿀 수도 있는 거금이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천안역 광장에서 떨고 있는 노숙자들을 보았다. 노숙자의 눈빛이 잊히지 않았다. 결국 이 돈은 노숙자를 섬기는 데 쓰기로 했다. 아내 신길자 씨(56)도 박 목사의 제안에 적극 찬성했다. 박 목사 부부의 무료 급식 봉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3일만 급식했다. 급식을 매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하루 세끼 꼬박 챙겨 먹는데 저 사람들은 급식이 없는 날은 굶는다. 사람이 최소한 하루에 한 끼는 먹어야 하지'라는 생각이요. 그래서 매일 급식하기로 결정했지요." 한 달에 약 3,000그릇이 나간다. 한 끼에 1,000원꼴이니 한 달이면 약 3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지난해 9월까지는 아들 둘이 박 목사에게 가장 큰 후원자였다. 일본에 있는 두 아들이 매달 250만 원을 보냈다. 큰아들은 직장이 일본에 있고, 작은아들은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가 일을 했다. 특히 작은아들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용돈 몇 푼 빼고는 꼬박 아버지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제 작은아들이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공부에만 매진하게 돼서 가장 큰 후원이 끊겼다. 교회 재정으로 운영하기에도 부족하기는 매한가지다. 박 목사가 섬기는 제자비전교회 교인 수는 목사 부부를 포함해 10명밖에 안 된다. 이 중 4명이 외국인 노동자다. 그나마 노회 안의 두 교회에서 매달 5만 원씩 후원한다. 최근 몇몇 언론에 알려지면서 후원자도 조금 생겼다. 며칠 전에는 익명의 후원자가 쌀 600kg을 보냈다. 박 목사는 "부족할 때마다 채워지는 것을 보면 이 모든 게 하나님 뜻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참 감사하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박 목사에게 "당신이 무료로 밥을 주니까 저 사람들이 일도 안 하고 먹고 노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박 목사는 "여기 오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지적장애자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배고프다고 구걸하거나 강도가 될 수도 있다. 그나마 하루에 한 끼라도 먹어서 배고프지 않으니까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산다"고 했다.
"저는 봉사를 하는 게 아니에요. 하나님이 제게 주신 일을 하는 거예요. 저는 하나님 덕분에 이 사람들을 만났고, 이 사람들 덕분에 소명을 발견했어요. 이 사람들이 저를 일으켜 세워 준 거지요. 이제는 제가 일으켜 줄 겁니다. 오뚝이 밑에는 추가 있어서 넘어지지 않고 항상 일어나잖아요. 제가 이 사람들의 추가 되어 줄 겁니다." 박 목사는 올해부터 한 달에 1만 원씩 후원해 줄 200명을 찾는다. 박 목사는 많은 사람이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소외 받는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는 오뚝이 추가 되어 주기를 부탁했다. 후원 계좌 : 농협 473-01-095762 (예금주) 오뚜기공동체 문의 : 010-7301-0675, 박승일 목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