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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덤불

rndjr 2010. 2. 16. 20:24


      詩의 명상
         
        가시덤불
        솔거 최명운 
        곡식 거두어간 빈 밭에
        이삭 잘린 멀쑥하게 키 큰 수숫대 
        늘어뜨린 비닐 날개
        건들건들 흔들리는 모습
        겨울을 장사 치른 만장 같고
        보일 듯 말듯 
        땅바닥에 깔린 냉이 향긋한 봄을 맞는다
        밭둑을 태운 잔재
        바람에 헝클어져 이리저리 날리고
        찔레나무 열매 따 먹는 방울새
        하눌타리 덤불 속에서 요란스럽다
        배추 수확할 때 
        우적우적 씹어먹었던 배추 꼬랑이
        겨우내 땅속에서 그대로다 
        조각이 겹겹 한 내일이라는 씨앗 
        봄을 덧심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고추바람에 콧물 훔치는 겨울이다
        채를 썬 배추 꼬랑이 
        냉이 넣어 끓인 된장국 
        은근하고 구수해서 
        봄의 촉감 겸비한 겨울 최고의 맛이다 
        가시덤불 겨울에는!
          
        시와 사랑 도깨비 같은 놈 e조인스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