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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흐르는 강

rndjr 2010. 3. 6. 21:56
     
 

중년에 흐르는 강/김사랑



이 밤도 산허리를 휘감고
침묵으로 흐르는 강이라면
밤새 떨어지는 별빛을 담아
내일은 붉은 꽃잎을 피우리
속앓이 하는 깊은 물살은
중년에 이르러서야
왜 뒤척이며 이 밤을 보내야 하는지
갯여울 흐르는 물살을 알지 못하리
바다에 이르러 가는 저 강은
휘어진 허리 마디마디에 세겨놓은
꽃잎같던 사랑이 있어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그렇게 살고 있는거지
강물이 울어야 그 설움을 앓겠냐마는
거스를 수 없어 세월이라서
소리죽여 울며 흐르는 저 강은 알지
다시 산골 샘물로 솟아
그대 발밑을 흐르는 개울이라면
진달래 꽃잎 가슴에 따다 안고
흘러 보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강어귀 잎다진 미루나무의
뿌리를 적시고 흐르는 강은
바다에 흘러야  인생을 알지 않겠느냐고
입다물고 흘러간 물결은 알지
누구나 바다를 향해 흘러 가는거라고
바다에 가서야 알지
진저리치는 사랑도 단물빠진 풍선껌이라고
파도에 뒤섞여 몸살이 나봐야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