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나보다 키가 커서 멀리 보는 친구야
이해의 손으로 미움을 쓰다듬던
흰구름처럼 손이 참 고운 친구야
산으로 들로
촉촉히 나를 적시며
너는 꽃비로 내리는 그리움이란다
한동안 만날 수 없어도
우정의 옹달샘에선 물소리가 들리지
옛동산에 피어나는 웃음꽃 한다발
생각나니? 풀먹인 하얀 칼라
푸른 교정 그리고 그늘의 벤취와 소녀들
그날의 그 시간으로
오늘은 널 닮은 꽃비가 내린단다
하늘빛 우산을 쓰고
비오는 거리를 걷다보면
물빛으로 일렁이는 일곱빛깔의 소망
메마른 하루 하루의 삶에
기쁨이 꽃피는 뜰 하나 선물하네
빗줄기 젖은 붓으로
파스텔톤 물감이 그려내는 수채화
오늘의 밭에 한포기 꿈잎이 돋아나고
가만가만 꿈나무가 들려주는 속삭임
분홍빛 가슴으로 꽃비내리는 나의 호수여!
창밖에 꽃비가 내리네 중에서
- 이채
겨울빛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