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로망스의 다리에서

rndjr 2010. 4. 19. 20:55

로망스의 다리에서 / 이재현

  
바라보는 다리난간이 짧다 하여 
내내 돌아설 자리가 없을 때
막상 그리해도 떠날 곳이 막연할 때
빈 가슴에다 불 하나 켜 두고 싶다
그대여 오시는 길 어두우시다 하면
허름하나마 있는 가슴 다 태워서라도 
그대 발길 행여 돌부리에 채이실까 
여울지는 불빛을 감아쥐고 오시라
속절없이 불거 터진 내 마음인 것을
기다림은 조용히 빛을 토하는 것
그대 향해 서서 천년은 더 그랬을라
오늘 밤도 저기 촉수 여린 불빛 하나
그대 가슴에서 참 붉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