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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rndjr
2010. 5. 16. 23:09

어쩌자고 / 유리바다-이종인
단 한 번 사랑한다고 했을 뿐인데
어쩔 수 없는 외로움
눈물 한 방울 흘렸을 뿐인데
어쩌자고 당신은
살아도 죽어도 함께하자 하십니까
하늘 아래 마음 둘 곳 없어
뿌리 없는 발걸음
가난처럼 드러누운 그리움 속에
날마다 별을 품고 꽃을 피워 보지만
입에 든 혀도 물리고
꽃 피는 아침에도 넘어지는 내 인생
당신의 눈 속에 머물기에
나는 너무 미안합니다
그래도 단단히 살자 하십니까
가을바람은 헤어진 골목길에서
낙엽과 눈을 마주치며 휘파람 소리를 내는데
흔들리는 세상 인연
정처없이 들꽃 속을 걸어가는 나를
빈자리마다 집을 짓고 살자 하십니까
어쩌자고
우리는 서로 닮아 사랑하면서도
아프다 말 못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