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로 하여금
열목이/李 明淑
저로 하여금
아름다운 숲 속 길을 걷게 하소서.
내 눈에 언제나 진홍의 해오름과
겸손한 석양을,
내 귓가엔 언제나 주님 음성을
아울러 나뭇잎의 속삭임 속에
바위틈의 물소리조차 당신 숨결로
옷자락 휘감으시던
그바람으로
당신 내 곁에 계심 조바심하나이다..
내손에 촉촉한 온기를
가슴으로 전하시면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당신 일감을
마침내
내두손을 가슴에 포개 얹으면
밤마다 드리는 탄원의 기도
깨끗한 당신 손에 발 씻겨지길
마침내 또 다른 새벽이오면
아름다운 숲 속 길로
되돌아서며
한발 한발
당신 곁에 다가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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