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김사랑
난 좋아라
은사시나무 푸르러가고
그 하얀 허리 아래로
개망초꽃 핀다면
찔레꽃 가시덤불
온 몸을 찔러댄대도
검은 머리결에 꼿아줄
사랑하는 애인이 있다면
난 좋아라
불볕 딸기밭
붉은 딸기가 익어간다면
초록잎새
꽃뱀처럼 징그러운 몸뚱아리
허물을 벗어 놓고 서라도
돌팔매질로 내쫒지 않는다면
난 좋아라
구름을 벗 삼아
하늘에서 놀거나
바람을 벗 삼아
들판에 놀아도
논 벼 살찌는 소리
물방개 빙빙 맴을 돌아도
팔벼개하고 누울 임이 있다면
난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