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삼백예순날 그대를 사랑하기에
rndjr
2010. 10. 17. 21:20
1월/김사랑
무슨 일이든 시작해봐요
새로운 마음으로
작심삼일이라 꿈을 접지말고
희망을 안고 살다보면
우리의 모든 바램은 이루어질꺼요
새하얀 눈처럼
깨끗한 순결한 마음으로 살며
동백꽃 붉은 꽃망울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요
무슨 일이든 시작하는 그대에게
세상은 힘이 될거여요
사람들은 앞서가는 그대 삶을
박수로 응원해줄거여요
푸른 솔처럼 푸르게
솔개처럼 하늘높이 날아 올라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달
붉은 해는 매일 떠오른 것 같아도
세월은 그대를 기다려주지 않기에
모두에게는 오늘은 단 하루뿐
소중한 시간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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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김사랑
고향집이 내려다 보이는
뒷동산에 올라가
눈 먼가지로 부는
봄의 입김을 들어야지
언땅을 녹여
물을 깃는 산동백에
입맞춤하고 고개를 내미는
어린 풀에게도 인사를 해야지
눈속에 붉은 매화꽃이 피거들랑
꽃잎을 따서
하얀 편지지에 붙여
봄소식을 전해야지
어린 딸과 고향집에 내려가
남보다 먼저 일어나
상사화잎이
양지쪽 눈을 뜨면
나도 기지개를 켜며
봄마중을 해야지
이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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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김사랑 사월이여요 새들은 노래를 해요 꽃은 나무가지마다 피어나지요 평온한 구름은 하늘을 지나가지요 게으른 햇살이 씨앗의 잠을 깨워요 부시시 눈을 부비며 새싹이 일어나지요 바람이 불어 가요 하늘을 뒤덮던 벚꽃이 벌써 지고 있어요 사월은 사랑의 시작이지만 사랑의 끝이기도 하지요 짧은 봄날처럼 인생의 길이도 그만하지요 사랑의 순간도 잠깐이지요 삶에서 겸손해지겠어요 사랑도 낮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 할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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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김사랑
능소화가 피고
소낙비가 지나고
천둥 번개가 쳐도
보리밭으로 가는
유순한 바람처럼 살련다
능소화 꽃잎이 지고
개구리가 울어대도
연못에 부용화가 피면
양털구름과 같이
그대와 함께 가련다
여우비같은 인생살이
무지개도 뜨겠지만
장대비같은 사랑에
내 마음을 적셔도
두 눈에 눈물을 흘리랴
6월이 가는동안
사랑의 시를 쓰고
빨갛게 꽃잎 떨어진
장미의 꽃그늘 아래서
내 뜨거운 눈빛을 읽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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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김사랑
신이여,
태양이 뜨거워졌습니다
사랑처럼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걸 느낍니다
이 계절이 지나는 동안
하얀 개망초꽃같던 물거품이
그 바닷가엔 피어 납니다
머리카락은 바람에 쓸리고
파도의 노래는
뜨거운 정열의 시간을 알릴 것입니다
수평선 끝에 매달린
칠월의 바다는
푸른 혀로 내 몸에 키스를하고
조가비와 고동은 갯벌에 누워
유혹의 노래를 부르면
벌거숭이 내 사랑도 진실해지겠지요
신이여,
정오의 시간처럼
그림자는 짧아지지만
결코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아직은 뜨거운 심장이 뛰고
햇살과 고운 바람이 뒤엉켜
사랑을 자라게 하고
생을 긋고 지나는 단비는
영혼의 샘에
향기가 넘쳐 흐르게 하기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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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김사랑
절반이 지난 내 인생처럼
8월이 오면
원형의 그리움의 죄도
해바라기처럼 고개를 숙여지겠지
여느때처럼 태양과 비는
내 생위를 스쳐지나가겠지만
너그럽게 세상을 볼 수 있겠지
뜨겁게만 달아 오르던
사랑의 가슴에도
진한 꽃의 향기가 베어 있겠지
비록 가난의 찌든 때에 물든 육신이지만
이슬처럼 맑은 영혼의 별이 되어
밤하늘을 비추다가
벼포기 사이를 헤집고 오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놓아주는 사랑을 원하지
세상 저편에선 매미의 울음은
애간장을 들끓게 하지만
욕망의 잔을 비워내고
이슬을 마시며 포도송이처럼
달콤하게 익어가길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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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김사랑
구월의 이글거리는 태양도
욕망에 목말라 갈라진
내 심장에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던 사랑도
이 시간이 지나면
가냘픈 한송이 코스모스되어
당신이 오시는 그 길 위에서
오직 기다림으로 살겠습니다
헌 옷만 남겨놓고 떠난 매미나
거미집에 갇힌 잠자리같이
사는 일이 그렇다해도
햇살과 바람에 감사의 마음으로
벼꽃이 나락이 되어 익는 모습을
천천히 지켜 볼 것입니다
영혼이 가난한 자는
사랑의 집을 짓지않고
육신이 배부른 자는
밥을 위해 땀을 흘리지 않을겁니다
구월이 오면
생에서 아직 방황이 끝나지 않는 자나
늘 사랑에서 고독한 자나
신의 축복과 은혜로
소망하는 기도를 들어 주소서
그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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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김사랑
비탈밭 사과가 붉을때
하얀꽃 필때를 생각해요
사랑하는 그대도 그랬어요
하얀 드레스입던 그 시절엔
지금은 그대의 사랑도
사과처럼 붉어 졌지만
사랑하는 그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예뻐요
그때는 순결한 사과꽃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힐땐
꿀벌처럼 노래를 하였지요
이제는 달콤한 사랑으로
뜨겁게 익었다는 걸 느껴요
우리의 사랑이 익기 까지는
햇살같은 웃음이 필요 했지요
비바람에 아픔도 있었지만
그대 사랑만이
저의 꿈을 자라게 했어요
우리 사랑이 익어가요
우리 정열이 꽃을 피우죠
시월엔 그대만 생각 할게요
어쩌다 그대도 제 생각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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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김사랑
참 많이 미안합니다
그동안 제 사랑이 부족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사랑으로 되갚는 기회를 주신다면
따뜻한 입김으로 그대를 품겠습니다
참, 인생이란
그런줄 몰랐습니다
제 잘난 멋에 한세상 살겠거니 했는데
옷을 벗어 던진 나무들 앞에선
모두다 평등합니다
참 많이 죄송했습니다
열심히 산다했는데
혹, 그대에게 아픔을 드리지 않았는지
그렇다면 용서바랍니다
땅에 몸져 누운 낙엽들을 보면
참, 열심히 살았왔슴을 느낍니다
제가 남는 부분은 그대에게 드리오니
제가 모자란만큼 그대가 채워 주십시오
우리 다함께 하면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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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김사랑
구불어진 삶의 길을 따라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비바람속에 꽃을 피우고
이곳에 꽃씨로 맺는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
때로는 사랑에서 웃고 울다
마지막 남은 잎새처럼 남은
달력한장
고장난 시계처럼 멈춘 것 같아도
무엇이 바쁜지 바쁘게가고
기다림의 시간은
손꼽아 기다리면 천천히 흘러도
누구에게 똑같이 남은
시간안에서
헛된 생으로 후회하지 않게 하소
올 한해 걸어 온길을 뒤돌아 보며
갈 길앞에
마지막 남은 달력을
떼어나는 순간까지
온 마음으로 사랑으로 살게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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