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구절초

rndjr 2010. 10. 20. 09:08


구절초 / 양현근
기억의 관절마다 섬진강 물소리
장자편 너른 들판의 바람소리로
찰랑찰랑 채워놓고
매표소를 지나 순창방향으로 꺾어들수록
한결 가벼워진 山色의 아버지 
즐겨 다니시던
만수리 웃댓골 산복도로를 따라 걸으며,
길섶에 핀 그리움을 본다
상수리나무, 물푸레나무, 산꿩나무
지난 봄에 심어놓은 키 작은 철쭉군락까지
동학산 산마루를 말없이 지키고 있다
햇살 한 웅큼 움켜쥐고
구철초, 산 구절마다 후렴을 풀어놓고 있다
아버지가 지천으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