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파도는 차마 말 못하고

rndjr 2011. 4. 30. 09:56




 

파도는 차마 말 못하고 / 만은 김종원

 

제주도 서귀포의 밤은 깊어 가는데

 

태평양을 헤엄쳐 온 파도는 잠 못 들고

 

해변을 서성이며 밤새워

 

하얀 한숨을 뿜어내네.

 

파도야 말하라

 

누구를 기다리느냐

 

궁금한 바닷바람

 

기웃기웃 다가갈수록

 

상처 입은 파도는 해변으로 달아나며

 

자꾸만 몸부림을 치네.

 

오늘도 서귀포 해변에는

 

푸른 전설을 들려주고픈

 

파도가 끝없이 밀려와서는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하얗게 하얗게 부서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