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나를 길들이기

rndjr 2011. 5. 24. 14:47
 
    <나를 길들이기>      - 시 : 돌샘/이길옥 - 지나온 길 돌아보니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 많이 걸었나 보다. 외고집 앞 세워 타협 접고 우격다짐의 심지를 꺼내 불붙이며 화의 뿌리털까지 뽑아들고 터벅터벅 너무도 많이 걸었나 보다. 쥐뿔도 없는 것이 체면에 짙은 화장을 하고 남들이 못하는 ~척에 길들여져 스스로 무너지는 줄도 스스로 썩어내리는 줄도 모른 체 너무도 많은 고개를 넘었나 보다. 세월의 문턱을 짚고 쌓인 나이를 들춰보니 다 부질없는 욕심이었던 것을 다 헛된 망상이었던 것을 이제야 쬐끔이나 터득하고 실소를 한다. 지나온 길이 멀고 길었어도 남은 길에 더 값진 보람이 손을 내밀고 있음을 살짝 엿보며 누더기로 살아온 마음을 꿰매고 고개 숙일 줄 아는 겸손에 무릎을 꺾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