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사랑의 길

rndjr 2010. 3. 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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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길

    도종환 詩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 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 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 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리도 남들처럼 아이들이 크고 여름 숲은 깊었는데
    뜻밖에 어둡고 큰 강물 밀리어 넘쳐
    다가갈 수 없는 큰물 너머로
    영영 갈라져버린 뒤론
    당신으로 인한 가슴 아픔과 쓰라림을 사랑하였지
    눈물 한 방울까지 사랑하였지
    우리 서로 나누어 가져야 할 깊은 고통도 사랑하였고
    당신으로 인한 비어있음과
    길고도 오랠 가시밭길도 사랑하게 되었지.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벧전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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