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봄/김사랑
얼음속에 갇혔던 물도
자유롭게 흐르니
빙벽같은 고독의 세월도
바람에 풀려 닫힌 문 열어놓고
먼 곳을 돌아오는
임의 발걸음 사뿐이 오실라나
한라의 춘설이 녹고
철쭉꽃 붉어지면 나를 부르라
뜨거운 심장에 그대를 세기고 싶다
성산포의 물빛이 짙어질때
반짝이는 물비늘을 따라
사랑하는 이의 눈빛이 그립거든
손사래질로 부르라
파도소리 자장가 삼아
유채꽃밭 너머 나비 춤추듯
그리 가오리니
세상에 떠 있는 섬이나
바다에 떠있는 섬이나
같은 섬 놈끼리
술잔을 비워 고독을 마시고
바다에 그리움을 토해놓으면
섬하나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수평선
파도가 알아서 해주겠지
갈매기가 다 알아서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