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 유리바다-이종인
어쩌면 평생에 이루지 못한 사랑
단 한 번 빛깔에 맞는 인연 속에서 만나
풀어보고자 할 수도 있었겠군요
사노라 사노라고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
부부 사이인들
어찌 내색할 수 있겠어요
그 역시 삶이고 사랑인데
그러고 보니 벌써
아이들이 성년을 넘긴 세월이니
가끔은 침상을 눈물로 적시기도 하고요
알아요,
오히려 당신이 나보다 더 힘들고
오랫동안 속 울음 삼키며 아파한 사실도
사람의 현실과 삶의 의무감은
때로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 이제 떠나기로 해요
4월은 이별하기 좋은 달이에요
뼛속 깊은 사랑은 죄가 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추억이라면
헤어지는 사연도 죄가 될 수 없습니다
차마 말을 못하고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