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황소

rndjr 2010. 5. 14. 15:02



      詩. 松谷 조덕현




    
    아침 뉴스시간,
    청천벽력 같은
    구제역 살 폐기 통지에
    할 말을 잃은 어느 시골 노인.
    자라 등 같은 손으로 
    고인 눈물을 훔치며 
    정든 워낭을 떼어내니
    가슴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던 절규.
    이놈은 나서부터
    죽어라 일만 시켰는데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는데
    미안해서 어떡하나
    하며 쓰다듬어 주시던 모습
    낫과 망태를 들고
    마지막 좋은 풀이라도
    한 올씩 골라 베어
    들꽃한단 같이 먹여서
    황소를 보내시던 노인의 사랑.
    쓸쓸히 떼어진 워낭
    휑하니 비어진 외양간
    외로이 눈물짓던 노인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며
    갑자기 추워지는 내 모습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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