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다는 의미 / 심월 이상원
어릴 적 내게 어메는
부랄 달린 사내 녀석이 촐싹거린다고
부러 눈을 흘기신 적이 많으셨다
요즘에는 세상사가 시들하고 힘드신지
말려놓은 고사리처럼
무게가 사라지고 있다
반백 년 넘게 붙박이장처럼 붙어살다
한 삼 년 부득불 떨어져 살다 보니
아예 틀니를 빼놓고
오물오물 언어를 삼키고 있다
그래도 옛맛이 그리웠던지
오늘은 보신탕을 드시고 싶단다
이 골목 저 골목 손 붙잡고
탕집찾아 헤매는 내 손에
흰 구름이 딸려 오는 것 같다
아아! 빼빼 마른 겨릅대 속이라니
구시렁대는 소리라도 좋으니
다시 한 번 촐싹거려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