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rndjr 2010. 12. 22. 13:51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김현승 詩


      동청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 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집

      은접시와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 집
      모여 웃는 우리 집

      소와 말과
      그처럼 착하고 둔한 이웃들과
      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
      베들레헴 어는 곳에서
      우리 집과 같이 가난한
      마음과 마음의 따스한 꼴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
      예수님은 나신다.
      (김현승·시인, 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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