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둑55/김동주 불러주세요 물결마다 하늘이 흔들려 우수수 별들이 떨어지는 곳으로 뉘 바람이기에 모공에서 돋아난 서릿발인지 한세월 빼곡히 드러낸 낙엽인지 아니면 칠흑 같은 어둠, 숨 죽여 토하는 저 별들의 입김일까요 유성으로 떨어져 내리는 불의 적멸에 숯처럼 검은 내 영혼을 태워주세요 애간장 녹듯 내 뇌속에 피돌이하는 당신 눈빛이 저 별들의 울림으로 바다를 휘저어대고 있어요 오세요 저 바람의 끝자락 부여잡고 당신 벽에 닫힌 기억속 시간을 열어주세요 말할 수 없어 이별했던 전할 수 없어 그리워했던 그 말들을 삶의 끝 하구둑에 풀어주세요 물위에 비친 얼굴 물결에 솟아나는 얼굴 당신 냄새로 코끝이 찡한데 두손으로 들어올리면 녹아내려요 물결마다 마음이 흔들려 우수수 추억이 떨어지는 곳 지금이라도 당신을 꽁꽁 가둔 도시를 벗어나 물의 끝으로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