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登高) 두보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바람 세차고 하늘 높고 원숭이 울음 애절하며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강가 맑고 모래 희고 물새들 빙빙 날아다니네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소소하) 끝없는 숲에는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내) 다함없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가네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만리 타향 서글픈 가을은 언제나 객이 되게 만드니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한 평생 병 많은 몸으로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鬢 (간난고한번상빈) 가난과 괴로움이 한스러워 귀밑머리 백발이 성성하고
潦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몸마저 노쇠해져 새로이 탁주조차 끊었다네
이 시는 측기식 수구 압운, 평성 회(灰)운으로 압운했습니다.
칠언율시의 정격은 평기식 수구 압운이지만 표현상의 의도에 의해 측기식으로 작시하는 예도 간혹 나타납니다.
두보가 이 시를 지은 시기는 대력 2년(767) 가을 기주에 있을 때인데 만년의 작품에 속합니다.
대력 원년에 유명한 <추흥 8수> 연작시를 지어 칠언율시를 완성의 경지에 올려 놓은 터라 이 시에서는 훨씬 자연스러운 원숙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해 가을 타향살이로 떠돌면서 병든 몸을 이끌고 홀로 누대에 올라서 본 경물과 그 느낀 감회를 읊고 있는데 시인의 처지와 침울한 감정이 시풍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수련에서는 의경을, 함련에서는 작법이 변화하여 "낙목소소"는 "비추"를, "장강곤곤"은 "백년"이라는 신세의 감개를 흥기시키고 있습니다.
경련에서 "만리"가 먼 땅이라면 "추"는 계절의 처량함이고 "작객"은 나그네가 되는 것이며 "상작객"은 오랜 여행을 의미하고 "백년"은 나이가 많은 것이며 "다병"은 노쇠한 것이며, "대"는 높은 곳이고 "독등대"는 친구가 없음을 의미하며 대구가 정확합니다.
14자의 한자에 8개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미련에서 평생 "간난" "요도"함을 큰소리로 토로하는데 대구를 사용했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산구를 사용한 것처럼 촉박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이 시는 음절 면에서도 쌍성(雙聲) 첩운(疊韻)을 많이 사용했는데도 전체적으로 음률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측기식 칠언율시의 가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문학의 꽃-한시의 멋(31)-월야(月夜) | 서예 (0) | 2017.10.12 |
---|---|
중국문학의 꽃-한시의 멋(33)-강촌(江村) (0) | 2017.10.12 |
중국문학의 꽃-한시의 멋(35)-추흥(秋興) | 서예 (0) | 2017.10.12 |
희망(색깔)마을 만들기 농촌 현장포럼 선진지 견학 (0) | 2016.10.07 |
블로그대문용 (0) | 201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