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것을 끌어안고 살기로 했다 / 유리바다-이종인
고독한 인생이어야 소외된 인생을 안다
내 삶이 고독해서 천만다행이다
불의를 향해 말을 하면서도
비겁하게 몸을 피하지 않았음이 감사했다
친구들은 나를 바보라 했지만
흠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결백의 병을 앓고 있다면
나는 이미 세상 밖으로 나가 있어야 했다
사람의 마음이 곧 세상인데
말(言)은 주워담을 수 없으나
세월이 흐르면 잊히기도 하는 법
글(文)은 죽어서도 남는 법이다
나는 말(言)은 두렵지 않으나
글(文)은 두렵다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말(言)과 글(文)의 다른 행동이다
저승 저 멀리 빛의 나라가
좁은 문 넓은 문
좁은 길 넓은 길
그 거리와 차이는 땅과 하늘이다
나는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죽지 않을 만큼 몸서리치는 고독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