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어머니 / 이옥순 무성한 잎에 새긴 푸름을 빈속에 채우려고 벌거벗은 오동나무가 사랑까지 벗었다면 겨울새는 날아오지 않겠지요 오락가락할 때마다 관을 찾으며 저만치 물러선 새끼들을 향해 버럭버럭 질러대는 비명은 이미 생이 한쪽으로 기울려 빈자리를 감추지 않음이었지요 생떼 같은 영감님 먼저 보내시고 병들면 마음 편히 다리 뻗고 누울 자리 없을까 봐 맨발로 걷고 또 걸으시더니 시린 발로 어찌 하늘까지 가셨나요 어우리 골 논에서 나온 쌀로 밥 짓고 이름 없는 밭 뚝 봄나물은 국 끓이고 바람결에 꺼지려는 번뇌를 불러봐도 이제 돌아가려나 봐요. 어머니 밥상 위에 얹어놓은 수저가 보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