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의 바다-31-/김사랑
내 여자는 바다에 이르렀을까
가지 말라고
꽃잎도 가슴에 띄워 보내고
갯여울 돌부리에 잡히고
가을강에서 꺼억꺼억 울다가
겨울같은 침묵으로 고독하다가
다시 봄, 미루나무
작은 이파리로 흔들릴때면
사랑에 신물날때도 되었는데
중년의 너그러운 가슴처럼
휘어져 도는 강의 끝자락
그 여자가 가고 싶은 바다가 있겠지
세상의 모든 남자나 여자나
생명의 시작은 바다
꿈과 사랑을 잉태하던 그 곳
내 여자는 이제는
바다와 다시 하나가 되었을까
인생의 주름살도 바다처럼 잠들고
가시에 찔려피는 사랑의 해당화도
말미잘처럼 부드러운 그녀의 속삭임에
다시 사랑을 꿈꾸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