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 박고은 나는 열일곱 소녀 같은 여자 실비에도 촉촉이 젖어버리는 내 마음은 풀잎 하나 떨구는 잎새에게 입맞춤하고 스치는 바람에 눈물 글썽이는 솔 향기 오가는 산 속 한 마리 꽃사슴 같은 여자 깊은 물속 조약돌인 양 견고한 영혼을 지녔으되 초롱초롱한 샛별에 반해 진리의 가슴을 불태우며 검푸른 저녁 바다를 노을로 붉게 물들일 줄 아는 속이 따뜻한 정 깊은 여자 저 추운 강변 향 피우는 수선화처럼 지독한 비극의 남자를 이 순간도 그리워하는 나는 정녕 늦가을 같은 여자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수가 보석이다 (0) | 2011.08.15 |
---|---|
행복 (0) | 2011.08.15 |
자작나무 길을 걸으며 (0) | 2011.08.15 |
지금도 너의 이름을 부르면 (0) | 2011.07.30 |
여름밤의 사색 (0) | 2011.07.30 |